호랑이 없는 굴에서 여우가 왕 노릇을 하게 될까? 웨이보가 페이스북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1월 20일 중국 IT전문 미디어 테크웹의 보도에 따르면 웨이보는 오는 2월 28일부터 140자 제한을 해제한다. 이달 28일부터 한 달 간 테스트 기간을 두고, 전체 이용자에게 140자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웨이보 이용자들은 ▲2000자 이내까지 작성 가능 ▲140자가 넘을 경우는 되돌아기 표시를 통해 구분 ▲멘션이나 메시지는 기존 140자 이내로 제한 등, 새로운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웨이보는 왜 이러한 결정을 했을까. 이용자 유출에 대한 위기의식과 더불어, 새로운 기회를 향한 도전이란 생각이 든다.
지난 2015년 2분기 재무 보고에 따르면 웨이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억1200만명,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9300만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36%, 34%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숫자가 ‘허수’라는 진단도 있다. 푸징화(付景华) 홍콩대학신문 언론매체 연구센터 교수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웨이보는 1000만 명 사용자가 올리는 메시지가 전체 메시지의 94%를 차지한다. 2억여명의 사용자는 그들의 글에 공유만 누르는 등 수동적인 태도를 보인다. 지난 해 웨이보 사용자 중 58.8%는 웨이보에 글을 올리지 않았으며, 공유조차 하지 않았다.” |
웨이보와 같이 지나치게 개방된 플랫폼에서는 이용자와 이용자 간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즉, 콘텐츠를 게재하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긴 하지만, 마케팅의 측면에서는 웨이보를 통해서는 진성 유저 확보, 제품 판매 등으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소셜미디어(SNS)로는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이 있다. 위챗은 철저한 폐쇄형 SNS다. 마치 웨이보는 시장통에서 “물건 사세요”라고 외치는 것이라면 지인 기반 서비스인 위챗은 방문 판매와 같다.
하지만 위챗 역시 콘텐츠 확산의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타임라인 기능이 있긴 하지만, QQ아이디, 휴대폰 번호, 혹은 QR코드를 통해 친구가 된 후에라야 그들의 모멘트(타임라인)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락세를 걷고 있는 웨이보로서는 위챗보다 개방적이지만, 이용자 간의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는 영역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창웨이보(长微搏) 기능을 통해 긴 글을 게재할 수 있게는 했지만, 이는 추가 기능일 뿐이지 서비스의 정체성은 단문에 있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SNS) 영역에서 트위터의 이용자를 흡수할 수 있던 배경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차별화된 요인으로 제한되지 않은 글쓰기 환경을 들 수 있다.
지난 1월 5일 트위터가 오는 3월부터 140자 글자수 제한을 풀고 1만자까지 트윗을 올릴 수 있게 한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트윗 글자수 제한은 오는 3월 현행 140자에서 1만자로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 트위터가 현재 비공개 테스트 중인 버전에서는 140자 이상의 트윗이 타임라인에서 우선 140자까지 표시되며 사용자가 클릭 등 어떤 동작을 했을 경우 나머지 문자가 표시되는 방식이 구현됐다. 타임라인은 사용자들의 트윗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보여주는 화면이다. 트윗 글자수 제한을 완화하는 조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른 SNS로부터 빼앗긴 트위터의 점유율을 재탈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관측됐다. – 트위터 글자수 제한 140자→1만자 검토(머니투데이) |
트위터의 이러한 결정은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와 같다는 평가가 많다. 이미 140자 이상의 장문을 게재할 수 있는 페이스북이란 플랫폼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트위터로 돌아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다른 양상이다. 아직 페이스북이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중국을 향해 계속해서 구애의 메시지를 보내는 중이다. 그는 지난 해 9월 말부터 10월까지 중국에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으며 칭화대에서 강연을 했고, 병마용을 방문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I just gave my first ever speech in Chinese at Tsinghua University in Beijing — on why you need a strong sense of…
Posted by Mark Zuckerberg on 2015년 10월 24일 토요일
저커버그의 노력이 어떠한 결실을 만들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건 현재까지 중국은 페이스북의 영향이 없는 무풍지대라는 점이다. 웨이보의 140자 제한 폐지는 트위터와는 다른 파장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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