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자] tonynetone [원본 링크] https://flic.kr/p/qTVJ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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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인구, 56개 소수민족, 23개 성으로 표현되는 나라. 말 그대로 중국은 대국입니다. 그만큼 시장에 대한 많은 환상이 있고, 거품이 많이 끼어있습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 10~15년 동안 수많은 국내 대기업들이 중국에 진출을 했고, 최근에는 중국을 타깃 시장으로 한 국내 스타트업들도 하나 둘 등장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국 하면 ‘만만디(慢慢地)’를 떠올립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의 프로세스가 느리다는 의미에서 나온 표현인데요. 속전속결로 일을 해치우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표현되곤 했습니다.

허나, 최근 양상은 완전히 다릅니다. 화장품과 O2O 영역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1)거품 빠지는 한국 화장품  

중국 진출의 대표적인 제품은 화장품입니다. 요우커라 불리는 중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사들여가는 인기 제품군 중 하나인데요. 이에 힘입어 대기업, 스타트업을 막론하고 이 영역을 열심히 공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전히 중국으로 판매되는 한국 제품의 대부분은 화장품인데 거품이 꺼진다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역직구 제품 중 수혜를 받고 있는 종목들의 상당수가 화장품입니다.

하지만 중국 내부를 들여다보면 딴 판입니다. 중국 최대 메시징, SNS 플랫폼인 위챗에서부터 거품이 빠질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위챗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을 ‘웨이상(微商)’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들의 대표적인 제품이 화장품입니다.(아래 사진은 한 웨이상의 인스타그램 화면)

only_you_house(@only_you_house)님이 게시한 사진님,

그런데 최근 왕이(王毅) 위챗 최고경영자(CEO)는 “웨이상 숫자가 올해 5월 이후로 급감했다”고 말을 합니다. 거의 절반 이상의 웨이상이 위챗을 떠났다는 건데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 감소를 들 수 있습니다.

수요가 감소한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중국인들의 경제력 향상을 들 수 있습니다. 화장품의 브랜드 가치를 보면 프랑스 화장품이 최고급이고, 한국은 그보다 아래 단계에 배치돼 있습니다. 대신 한국 화장품은 ‘한류’라는 효과를 등에 얹고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했죠. 고가 정책을 펼쳐도 효과를 보던 시절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경제력이 상승하면서, 이제는 한국 제품을 거치지 않고 프랑스 화장품 구매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업간 거래(B2B) 측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중국에서 월간 1만3000여개 규모로 화장품을 판매해온 한 관계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중국의 화장품 제조, 유통 생태계는 대형 기업들의 물량전으로 확대된 상황이라, 작은 기업은 발을 붙일 곳이 없습니다.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행히 한국 제품을 누를만한 중국 자체 화장품 브랜드가 아직까진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 화장법은 여전히 화두 중 하나입니다. 중국서 공부하던 시절만 봐도 한국에서 공부한 적이 있던 중국인과 아닌 사람은 화장, 패션에서 큰 차이가 났습니다. 중국인들이 원하는 것이 ‘화장품’에서 ‘화장법’으로 변화한 셈이죠.

중국 진출시 화장품 사용법을 영상 콘텐츠화 한 MCN 스타트업 우먼스톡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진 않을까.
중국 진출시 화장품 사용법을 영상 콘텐츠화 한 MCN 스타트업 우먼스톡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진 않을까.

2)O2O는 끝났다?

며칠 전 중국 음식배달 서비스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어러머(饿了么)가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2억5000만 달러(약 1조 4631억원)를 투자받았단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O2O가 이제 막 거액의 투자를 받는 상황에서 이 시장이 끝났다고?”

쉽게 생각하면 답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소셜커머스 쿠팡이 올해 5월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000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1조원 단위의 투자를 받는다는 건 이 시장이 상장(IPO) 직전 단계까지 왔다는 점을 방증합니다. 즉, 신규 진입 업체들이 들어올 수 없는 시장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올해 ‘소셜커머스’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업체는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이를 모은 ‘쿠차’ 같은 메타형 서비스 정도가 나왔을 뿐이죠.

어러머는 중국 전역 360개 도시에 30만개 음식점과 제휴가 되어있다. 일일 주문 숫자는 330만건, 거래액은 180억원이 넘는다. 정규직 배송직원은 6000명이 넘고, 외부협력 배송직원까지 모두 합치면 50만명에 달한다. 더 무서운 건 중국 택시앱 시장을 거의 독점중인 디디콰이디가 어러머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두와 손잡고 중국진출 선포했던 우버는 택시앱 뿐 아니아 우버Eats에 해당하는 음식배달까지 통으로 봉쇄당하는 격이다. – 중국판 배달의 민족 ‘어러머(饿了么)’ 알리바바로부터 1.5조원 투자 유치(모비인사이드)

우리나라에서는 O2O가 지난 2014년 말에서야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중국은 2013년초부터 O2O라는 개념을 만들고 알리바바그룹, 텐센트 등 거대 플랫폼들이 준비를 해왔고, 이제 시장 장악 단계에 이르렀죠. O2O로 중국에 진출한다는 건, 마치 해외 기업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인 셈입니다.

중국에 진출하겠다는 국내 스타트업 숫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출과 성공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미 10~15년 전부터 수많은 국내 대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무턱대고 진출했다가 자본만 탕진하고 철수한 나쁜 전례가 많습니다.

환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국내 대기업들이 실패했던 그 길을 답습하진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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