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그룹 하면 ‘알리페이(支付宝)’ ‘타오바오(淘宝)’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알리바바그룹의 시작이자 비전은 온라인 기업간거래(B2B) 플랫폼에 있습니다. 마윈 회장 역시 알리바바 그룹을 세운 목적은 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있었다고 공공연히 말합니다.

아래 글은 지난 2008년 그가 직원들에게 말한 내용입니다.

“몇십년 내로 중국의 기업들이 세계 500강에 들어갔을 때. 그 중 200개 기업의 CEO들이 알리바바에서 출발한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마윈은 기업간 거래 플랫폼을 통해 소기업들이 번영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알리바바닷컴이 등장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규모라고 하더라도 이 기업이 만든 제품을 원하는 중국, 해외의 바이어들이 있다면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작 알리바바가 주목을 받은 건 고객간거래(C2C) 플랫폼 타오바오나, 글로벌 기업고객간거래(B2C) 플랫폼인 티몰,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와 같은 서비스였습니다. 다만, 이 시장은 과열 양상입니다. 중국만 해도 JD닷컴이 익일 배송, 직접 매입, 정품 인증을 내세우며 티몰과 타오바오를 쫓아오고 있고, 글로벌에서는 아마존, 이베이와 같은 강자들이 있죠.

그와중에 알리바바닷컴은 그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은 채 알리바바그룹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2월 9일 알리바바닷컴이 주최하고 알리페이와 차이니아오 한국 공식 에이전트 ‘아이씨비’가 주관한 ‘중소기업 글로벌 시장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알리바바닷컴은 ‘Go Global(가자 세계로)’이라는 슬로건 아래 글로벌 2억 명의 이용자 유치, 중국 밖에 있는 1000만 중소기업 지원 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브랜드 B2B 시장을 겨냥한 플랫폼 ‘Wholesaler’를 론칭하기도 했죠.

현재 알리바바닷컴 플랫폼에서 일일 문의(Inquiry)하는 거래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3640억 원)며, 그중 최종 낙찰되는 거래 총액은 7억 달러(약 8274억 원)에 이릅니다. 월간 기준으로 210억 달러(약 24조8220억 원) 규모의 거래가 알리바바닷컴에서 진행되는 중입니다.

이밖에 240개 국가와 지역의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200만 개 이상의 알리바바 온라인 스토어가 열려 있습니다. 또한, 40개 이상의 산업 내 5000가지 이상의 제품 카테고리가 15개국 언어로 번역돼 있습니다.

알리바바 프리미엄 회원인 글로벌 골드 서플라이어(GGS)의 제품 바이어를 국가별 비중으로 설명한 그래프. 미국이 압도적인 비중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알리바바닷컴은 이미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이어의 비중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가장 많은 숫자는 미국에서 나옵니다. 이곳에 입주한 한국 기업의 제품을 사가는 기업 역시 대부분 미국 기업(70% 이상)이고, 그 다음이 중국 기업입니다.

또한, 알리바바는 단순히 기업과 기업이 물건을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알리바바닷컴을 방치하지 않았습니다.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입점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된 내용은 알리바바의 기업문화 계승, 체험식 훈련, 경험공유 실전분석, 현장학습 고찰, 경계를 넘어선 융합을 주제로 한 eMBA 콘셉트의 온라인 상회를 세웠습니다. 심지어 졸업식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사족을 붙이면 마윈 회장이 일전에 강단에서 “MBA를 보내놨더니 다 바보가 돼서 돌아왔다(上了MBA回来会变傻)”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에 대안이지는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알리바바닷컴 직원이 온라인 영상을 통해 수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청사진의 연장선으로 국문판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이 페이지에는 한국 기업들이 알리바바닷컴 위에서 어떻게 거래를 하고, 바이어와 협상을 하는지 전반적인 내용이 영상으로 담겨 있습니다. 국문판 교육 페이지의 최종 목적은 본사와 동일합니다. 중소기업 판매자들이 온라인 환경에서 전략을 짜는 방법, 타깃고객을 설정하고 계약하는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교육을 시키면서, 알리바바의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죠.

도대체 왜 알리바바는 사회 공헌 수준의 플랫폼을 만드는 걸까요.

마윈 회장의 발언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했습니다. 최근 그는 한 강연에서 아래와 같이 DT를 설명하며 ‘이타주의’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100년 뒤에 내 말이 옳은지 증명하자”고 덧붙였죠.

“IT기술과 데이터기술의 차이는 정말로 큽니다. 데이터 기술의 핵심 역시 인터넷, 이 시대의 최고 놀라운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당신보다 중요하고, 똑똑하며, 일을 더 잘하고, 성공하는 이타주의를 의미합니다. (그들이 성공한 다음에야) 당신이 성공하는 것이죠.” 

알리바바의 플랫폼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만 집중하진 않았습니다. 물론, 기업이기에 이윤을 내야 하는 건 기본입니다. 다만, 알리바바는 지금까지 얻은 인적, 물질적 자산을 기반으로 더 큰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 시대가 시작됐고, 2009년말 스마트폰이 도입되며 모바일 시대가 열렸습니다. 여기에 개개인은 온라인화, 모바일화 됐으나 기업은 아니었습니다. 세계 각지의 기업들을 하나로 연결해 거래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이 알리바바닷컴에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 세상에는 70억 명이 넘는 인구가 있죠. 그 중 겨우 5억 명 만이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고팝니다. 65억 명은 아직 (이커머스를) 시작도 못했죠. 전세계에 정말로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겁니다. 저는 알리바바의 ‘서비스(모델)’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존 역시 그렇게 말하겠죠. 상관 없습니다. 20년 뒤에 봅시다. 그곳(65억명)이 있는 곳에 누가 있는지를요. 그게 매우 중요한 겁니다. – 마윈

[저작자] by Global Panorama, flickr
[원본 링크] https://flic.kr/p/riRG7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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