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떠오른 키워드 중 ‘P2P대출’이라는 단어가 있다. 대출을 받고자 하는 개인과 투자를 하고자 하는 개인(Peer to Peer)을 연결지어주는 서비스를 통칭한 개념이다. 국내 대표적인 관련 업체로는 8퍼센트, 렌딧, 빌리, 어니스트펀드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펀딩 상품의 차이일까. 아니면 투자사의 차이일까. 결국에는 타이틀만 같다는 생각을 할 즈음. 빌리의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를 개발한 두 사람을 만난 뒤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됐다. 12월 2일 빌리 이훈석 이사와 김재경 개발자를 만났다.
이훈석 이사는 UI/UX 개발을 총괄했으며, 김재경 개발자는 서버, 데이터베이스(DB), API 연동을 담당했다.
두 사람은 “P2P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의 핵심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왜 일까. 모이는 금액을 잘 적립하고, 이율에 맞게 돌려주면 그만 아닐까. 이훈석 이사가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상품의 종류가 한 두개거나, 참여 투자자 숫자가 많지 않을 경우에는 엑셀 같은 프로그램으로 금액을 적립하고, 이율을 계산해서 돌려주면 간편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는 곳들도 많이 있죠. 하지만 상품 숫자가 늘어난다면, 그리고 투자자의 조건이 다양해지면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는 데에 한계가 생깁니다. 이는 운영 인력의 과부하로 연결되고, 서비스 품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죠. 그래서 빌리는 애초부터 인프라에 집중했습니다.”
특정 펀딩 상품에 1000만원을 넣는다고 한다면, 매달 투자자들에게 상환되는 금액이 대체적으로 얼마가 나오는지를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계산해준다. 상환 만기 기간도 6개월, 1년, 1년 6개월 등 다양한 모수를 넣어볼 수 있다. 이 이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대출 원금에 대한 이자율을 기반으로 이자, 그리고 세금을 계산해서 보여줍니다. 조건은 크게 총 여섯 가지인데요. 원리금균등상환/원금만기일시상환/거치 후 원리금균등상환이라는 세 가지 패턴에 중도 상환과 만기 상환으로 분류합니다. 또한 매월 대출자가 상환할 때 월 사용일수가 29, 30, 31일이냐에 따른 이자도 계산이 달라져야 합니다. 이를 시스템이 자동 계산해서 투자자에게 시뮬레이션해주죠.”
빌리의 특징은 모든 서비스가 온라인 자동화돼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대출, 투자, 상환, 자금 등 모든 것을 안전하게 전산 관리할 수 있는 어드민 시스템도 구축했다.
그렇다면 투자자의 돈은 어떻게 운용하고 있을까.
빌리는 결제대행(PG)사 페이게이트의 ‘세이퍼트’라는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의 금액을 보관한다.
투자자들의 금액은 인증시스템을 통해 세이퍼트에 저장된다. 즉, 빌리에서는 금액의 숫자를 보여주고, 진짜 돈은 PG사가 보호하고 있는 셈이다. 빌리의 입장에서는 자사가 해킹이 된다고 할지라도 금액은 PG사에서 보호하기 때문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초기 세이퍼트는 국내에서 해외로 송금할 때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도 저렴한 수수료로 전송하는 용도로 활용됐는데, 이를 P2P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의 환경에 맞게 김재경 개발자가 최적화 작업을 했다. 김 개발자가 설명을 이어갔다.
“원래는 단순히 송금을 하던 플랫폼이었기에 추가해야 할 기능이 많았습니다. 예컨대 잔액조회, 환급, 투자와 투자 취소, 가상계좌생성과 실계좌로 환급조회 같은 기능이 필요했죠. 새로운 플랫폼과의 연결에서 가장 집중했던 것은 API통신이었습니다. 빌리 사이트에서 보이는 투자, 환급, 잔액조회 정보가 1원단위까지 정확히 일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이트에 보여주기 위한 데이터 가공도 백엔드에서 같이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추후에는 대출자에게 자동 이체 기능을 걸어서 환급까지 자동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빌리는 자바 기반, 스프링 프레임워크로 부트스트랩 기반 반응형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스마트폰, 컴퓨터 뿐만 아니라 태블릿PC까지도 최적화된 상황이다. 현재는 앱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 최근에는 빌리 사이트 유지/보수 및 신규 프로젝트 진행, 서비스 운영을 담당할 개발 매니저를 채용중에 있다고 한다.
- 채용 관련 글: 빌리 개발 매니저 채용(로켓펀치)
“현재로도 모바일 환경에서 이용하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기능들만 모아서 빌리를 더욱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UI/UX 디자인 부터 새롭게 개발하고 있습니다.”
누적 대출액을 기준으로 빌리는 업계 3위에 랭크돼 있다. 현재까지는 14억 원 규모의 펀딩을 성사시켰다.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펀딩을 유치할 수도 있었을 터. 하지만 빌리는 좀 더 장기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성향을 분석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투자 성향을 분석해 어떠한 상품에 매력을 느끼는지를 조합하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일정 금액 이상 투자하신 분들을 집계해 VIP로 그루핑한 뒤 리워드를 제공하기도 했죠. 물론, 모든 것은 익명화를 전제로 진행되죠. 또한, 최근에는 라인웍스라는 빅데이터 업체, 그리고 고려대학교 멀티미디어 보안연구실과 함께 신용 모형을 더욱 정교화하는 중입니다. 이를 통해 대출자의 리스크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될 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빌리의 최종 목적은 무엇일까. 이 이사는 “재태크의 자동화”를 강조했다.
“대출자 신청과 투자, 환급 과정을 모두 전산화한 상태에서 신용평가 모형까지도 구축한다면, 더욱 많은 시간을 간추릴 수 있게 됩니다. 저희가 목표로 하는 것은 투자자의 성향을 파악한 뒤 예치금을 넣기만 하면 시스템이 자동 분산투자 및 재투자를 하고, 최고의 성과를 돌려주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재태크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빌리가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죠.”
지금까지 P2P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은 매력적인 상품을 만든 뒤 투자자에게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도 수작업으로 괜찮은 상품을 고르고, 돈을 지불해왔던 것. 하지만 빌리는 이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 최소한의 시간에 최대한의 이윤을 돌려주는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P2P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빌리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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