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10~20대를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_서비스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들으면_누구나_알만한_서비스. 부러운 마음에 “서비스의 인기가 워낙 많으니 좋겠다”고 말을 건넸는데, 대뜸 이렇게 답을 하더군요.
“서비스의 주 고객인 어린 친구들이 나이를 먹어도 우리 서비스를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취업 준비나, 이직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죠.”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내재돼 있습니다. 이용자 계층을 늘린다는 것과, 더 구매력 있는 연령대를 확보하겠다는 것.
며칠 전 맥도날드 매장에 방문하면서 잊고 있었던 저 한마디를 다시 떠올리게 됐습니다.
수제 버거를 판매하고 있더군요.
맥도날드는 청담DT점을 시작으로 이번 달 안에 강남구 6개 매장에서 프리미엄 수제 버거인 ‘시그니처 버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맥도날드가 지난 8월 서울 신촌점에서 처음 선보인 시그니처 버거는 총 20가지가 넘는 프리미엄 식재료 중 고객이 원하는 식재료를 직접 골라 디지털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전담 직원이 직접 조리해 테이블까지 서빙해 주는 서비스다. – 맥도날드, 강남 6곳에서 ‘수제버거 매장’ 오픈(이데일리)
맥도날드에서 수제버거라니. 그 동안은 손으로 만든 게 아니란 말인가?는 농…담입니다.
수제버거를 판매하겠다는 것은 2030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파악이 됩니다.
즉석에서 직접 손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수제(手製)’ 방식이 외식시장의 핫 키워드로 떠올랐다. 임현철 대구가톨릭대학교 외식식품산업학부 교수는 “고급 식자재와 신선함이 강점인 수제 음식은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프리미엄 맛을 추구하는 2030세대까지 전 세대에 걸쳐 선호도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 외식시장, 불황의 파이터로 떠오른 ‘수제(手製)’(아시아투데이)
그간 맥도날드의 주요 타깃은 1020세대였습니다. 런치 매뉴는 가격대는 4500~5500원. 1020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1000원 원두 커피로도 유명한데요. 커피를 시키면 “시럽을 넣어드릴까요?”라는 질문을 곧잘 하곤 합니다. 저렴한 가격과 단맛은 아무래도 커피 입문자에게 어울리겠죠? 나이가 어린 사람들을 타깃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단 생각이 듭니다.
맥도날드의 전국 매장 입지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합니다. 직장인보다는 학생들이 주요 유동인구인 동네에 배치돼 있기 때문이죠. 아래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의 전국 매장 위치를 전부 수집해 분석한 글을 보시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매력의 측면에서 1020은 부족합니다. 주 고객을 30대, 혹은 40대까지 올려야만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죠.
결국, 맥도날드는 3040세대를 공략하기에 이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3년부터 진행한 ‘엄마가 놀랐다’ 캠페인입니다. 이는 3040대 소비자가 직접 매장을 찾아 맥도날드 매장 관리 시스템과 식재료 품질을 확인한 뒤 맥도날드 햄버거를 자녀에게 먹여도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피스, 미니언즈, 슈퍼마리오 등의 각종 피규어를 해피밀 세트 선물로 배치해 키덜트들의 욕구를 자극하기도 했죠.
미니언즈 해피밀 대란 속에 세트 완성! 😉 pic.twitter.com/Mfn9ZvovYD
— DesignJungle (@jungletw) 2015년 8월 12일
일명 ‘해피밀 대란’입니다. 햄버거가 목적이 아니라 햄버거를 사면 주는 피규어 전체 패키지를 모으고자 하는 2030 세대들이 서울 각 지역의 맥도날드 매장을 도는 일이 발생하곤 합니다.
결국 이러한 전략을 통해 맥도날드가 20대 중반 이후의 구매력 있는 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잘 나가는 패스트푸드 업체가 굳이 다른 연령대의 고객을 노리는 이유가 뭘까요.
영원한 강자일 것만 같았던 맥도날드는 최근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4월에는 실적이 나쁜 전세계 700개 점포를 폐쇄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를 했던 바 있습니다.
특히, 맥도날드에 지갑을 여는 계층인 세대가 점점 맥도날드를 떠나, 좀 더 고급화된 햄버거집을 찾고 있죠. 아래는 맥도날드의 글로벌적 위기를 언급한 2014년 기사.
레스토랑 컨설팅업체 ‘테크노믹’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의뢰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오랫동안 맥도날드의 주요 고객이었던 20대와 30대 고객층을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 치포텔, 고메 버거 체인 파이브 가이스 같은 경쟁사에 빼앗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더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추구하는 경향이 증가하는 동시에 맥도날드 콤보보다 약간 더 비싼 가격에 맞춤화 메뉴를 제공하는 체인이 늘어난 까닭이다. 19~21세 사이 소비자의 월 맥도날드 방문율은 2011년 초에 비해 12.9%나 감소했으며 22~37세 소비자의 방문율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같은 기간 19~21세와 22~37세 소비자의 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방문율은 각각 2.3%포인트, 5.2%포인트 증가했다. – 최악의 슬럼프 겪는 맥도날드, 문제는 이것(WSJ코리아)
일각에서는 맥도날드가 혁신을 이루기엔 너무 덩치가 커졌다는 진단도 있습니다. 일견 타당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는 맥도날드가 고객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이용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1인 테이블에 콘센트를 장착했고, 단순히 햄버거를 판다기보다는 음료 부문에도 집중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맥도날드는 10대 때 빅맥을 먹었던 고객들이 나이를 든 뒤에도 계속해서 자사의 매장을 방문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놀랐다’, ‘피규어’, ‘수제버거’ 등의 콘텐츠를 통해 연령에 맞춘 서비스를 하고 있죠. 햄버거는 수단일 뿐. 맥도날드의 사례를 통해 콘텐츠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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