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배달의 민족, 에어비앤비, 우버의 공통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올해 들어와서 너무도 자주 언급돼서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O2O 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주력 멤버들이 누구인지 궁금했습니다.
그 와중에 최근 O2O 피트니스 플랫폼 ‘KFit’의 고관호 대표, 김두민 부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름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그루폰 시절부터 세일즈를 담당한 김두민 부대표를 주축으로 강한 세일즈 조직을 운영하고 있죠.(웃음) KFit에는 그루폰, 티몬 등 소셜커머스 출신들이 많습니다. 소셜커머스의 MD 출신이 KFit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죠. 직접 매장을 찾아가 직접 부딪치며 계약을 진행합니다. 소셜커머스에서 경험한 세일즈 노하우가 현재 서비스에 녹아들기 쉬운 구조라고 생각해요.” – [모바일 시대의 사람들] (3) 휘트니스를 O2O로 엮어볼까?…KFit 코리아 고관호 대표, 김두민 부대표
고관호 대표와 김두민 부대표는 그루폰 코리아의 초기 멤버 출신입니다. 두 사람은 2014년 그루폰이 한국 지사를 철수한 뒤에는 배달통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올해 KFit 한국 지사의 초기 멤버로 합류했습니다.
뷰티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플랫폼인 미미박스의 하형석 대표는 예전 ‘벤처 업계에 ‘티몬 마피아’가 나타났다’ 기사에서 언급됐듯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의 B2B 팀장 출신입니다. 배달앱 요기요의 나제원 대표는 소셜커머스 ‘슈거딜’ 서비스를 만들었고, 이후 슈거딜을 인수한 위메프에서는 경영전략실장을 역임했습니다. 푸드 테크 ‘헬로네이처’를 운영하는 박병열 대표 역시 소셜커머스 ‘쿠팡’ 출신이죠. 이밖에도 수많은 소셜커머스 출신들의 인재가 O2O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왜 소셜커머스 출신들이어야 할까요. 소셜에서 많은 직원을 뽑아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했기 때문에?….는 아.. 아닐 테고, 다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소셜커머스라는 업의 특성에 힌트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파는 게 무슨 특징이 있어?’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전자상거래의 대표 주자인 오픈마켓과 비교해도 유사합니다. PC, 혹은 모바일을 통해 원하는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없죠. 하지만 내부 구성원의 업태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오픈마켓과 달리 소셜커머스에는 상품기획(MD) 담당 직원의 숫자가 많습니다. 오픈마켓인 옥션의 직원 숫자는 350명, 지마켓은 600여명에 불과합니다. 티몬, 위메프가 1200~1300명이죠(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인해 4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MD는 자신이 맡은 카테고리, 지역의 가맹점들을 뛰어다니며 신규 고객을 유치해왔습니다. 자사의 플랫폼에서 홍보를 해줄 테니 할인 티켓을 판매하게 한다거나, 제품을 판매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죠.
하나 더 생각할 게 있습니다. 소셜커머스는 ‘통신판매업자’입니다. 오픈마켓은 통신중개업자인데요. 둘의 차이는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누가 지느냐에 있습니다. 통신판매업자인 소셜커머스는 오픈마켓과 달리 책임을 모두 집니다. MD의 역할이 막중해질 수밖에요. 특히 다음 두 가지 업무가 중요합니다.
1.양질의 콘텐츠를 갖고 있는 매장을 찾아 제휴
2.제휴한 매장에서 좋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도록 관리
이러한 경험을 했던 소셜커머스 출신들이 이후에 할 수 있는 일은 자연스럽게 O2O 비즈니스로 연결됩니다. O2O의 핵심 역시 ‘매장의 서비스를 고객에게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고객이 앱으로 주문하면 매장에 연락해 음식을 배달합니다. 카카오택시 역시 택시기사와 이용자를 모바일로 연결해주죠.
- 관련 기사: O2O 핵심은 기술이 아니다 아직까지는
이른바 기업고객간거래(B2B2C) 형태의 플랫폼인데요. 이러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가맹점을 포섭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이용자를 확보해야겠죠. 이 영역에서 가장 전문성 있고 경험이 오래된 사람들이 어디 있을지를 생각하면, 소셜커머스가 바로 떠오르게 됩니다.
서비스의 면면을 보면 소셜커머스의 카테고리가 각각 밖으로 나와 이를 주제로 한 스타트업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패션/뷰티/여행/숙소/운동 등 소셜의 메인 페이지에서 보이는 카테고리의 제품들이 오프라인과 연결돼 다시 모이는 중입니다.
O2O는 기술만큼이나 영업 인력이 많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가맹 사업자에게는 이윤을 줘야하는 동시에 이용자에게는 편리함을 보장해야 하죠.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결국, ‘영업-서비스 개발-마케팅 전략’ 세 박자를 잘 맞추는 스타트업이 결국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소셜커머스에서 주로 공략해온 B2B2C 영역이 O2O로 확장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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