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월 1일) 한중일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 가운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관련 중요한 사안이 발표됐는데요. 이른바 ‘한중일 싱글마켓’입니다.
한·중·일 3국 정상은 1일 서울에서 개최된 정상회의에서 디지털 싱글마켓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3국이 협력하기로 공동선언했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있어 전자상거래의 중요성을 고려하면서 우리는 역내 디지털 시장 단일화가 3국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는데 대해 견해를 같이 했다”며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3국간 정보공유, 공동연구 및 훈련, 기타 교류 등 전자상거래 관련 가능한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을 장려했다”고 밝혔다. – 한중일 온라인 시장 ‘싱글마켓’으로 묶는다..구매, 결제, 배송 통합(종합)(뉴스1)
싱글마켓이란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제품에 한해 국가간 기준을 통합하는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즉, 하나의 플랫폼에서 한중일 3국의 이용자들이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이 열리는 셈입니다.
그간 국가 간 전자상거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일단, 각 국가별 표준, 규제부터가 다릅니다. 이로 인해 국가 간 온라인 상거래는 어려움이 많았죠. 규제에 어긋나 반입이 불가능한 의약품, 식품 및 보세창고 대기 기간이 비교적 긴 제품군, 과세 등. 이밖에도 파편화된 다양한 요소들이 있을 겁니다.
보안, 과세 기준, 결제방식, 통관 등의 여러 규정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통합된다는 측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이커머스 기업이 유리한 고점을 차지하게 될까요.
#중국_알리바바와 JD닷컴
알리바바그룹과 JD닷컴은 2014년부터 한국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두 회사 모두 한국관을 세운 뒤 국내 웹호스팅 업체인 카페24와 제휴를 해 국내 쇼핑몰들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입점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습니다.
알리바바는 올해 카페24를 통해 중국 B2C 마켓 ‘글로벌 티몰’에 입점하는 업체에게 보증금 및 연회비를 무료로 해주고, 카페24 역시 해당 업체에게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로 인한 절감 효과는 최대 3천600만원(3만5천 달러)에 달한다. – 카페24-알리바바, 中 ‘글로벌 티몰’ 입점 무료(지디넷코리아)
리우치앙동 JD닷컴 회장은 3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JD닷컴과 카페24가 함께 연 ‘중국 해외 직판 성공 전략 세미나’에서 “한국 제품도 당일 배송을 하는 등 한국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일 배송 비결은 ‘물류 센터’와 ‘직접 매입’이다. – 징동닷컴의 포부, 한국 역직구 제품 당일 배송(마이크로소프트웨어)
롯데, 아모레퍼시픽, 대상, LG생활건강, 지마켓, 위메프 등 이미 많은 숫자의 국내 대,중소 기업들이 두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플랫폼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 일 제품은 품질 측면에서 여전히 격차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분간은 국내에서 중국이나 일본의 제품을 사는 경우보다는 중국에서 한국, 일본의 제품을 사는 숫자가 많을 것입니다.
결국, 알리바바, JD닷컴은 한국 기업의 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플랫폼을 선점한 상황이기 때문에 규제가 풀린다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_중국 인프라 갖춘 쿠팡
쿠팡은 한국의 소셜커머스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살펴보면 ‘한국’을 넘어서는 이커머스 기업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세쿼이아캐피탈, 블랙록으로부터 4400억 원(4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올해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000억 원(1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받았습니다. 투자 당시 기업 가치를 5조5000억 원으로 뒀다고 합니다.
쿠팡은 미국 실리콘밸리 및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하이 지사에서는 중국 진출에 앞서 시스템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기도 했습니다(홍보팀은 절대 부인을 했지만요). 그리고 중국 내에서 인재 채용도 활발히 하고 있죠.
이번 싱글마켓 결정이 쿠팡에도 적지 않은 시너지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내 인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통관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중국 내 진출이 보다 쉬워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결국 웃는 건 소프트뱅크?
한, 중, 일 이커머스가 통합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소프트뱅크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서는 51%의 지분을 갖고 야후재팬을 설립했습니다. 야후 재팬이 야후쇼핑을 운영하고 있죠. 시장 점유율은 6%대로 라쿠텐이나 아마존에는 밀리고 있습니다만. 중국을 볼까요. 알리바바그룹의 지분 34.4%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그리고 올해 쿠팡에 1조1000억 원을 투자했죠.
듣기로는 알리바바그룹이 쿠팡의 로켓배송에 영감을 얻어 쿠팡맨 같은 직접 배송 담당 기사를 대규모로 모집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립니다. 누군가가 알리바바와 쿠팡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한중일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통합된다고 가정하면 의외로 간단하고도 거대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알리바바, 야후쇼핑, 쿠팡이 협력해 동일한 플랫폼에서 국가에 상관없이 동일한 쇼핑 경험을 주는 것이 보다 수월해질 것입니다.
3개국의 싱글마켓 설립은 이제 막 선언의 단계에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우리 눈앞에 펼쳐지게 될 미래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철저히 준비한 곳만이 새로운 파도를 탈 수 있을 겁니다. 이미 준비를 끝마친 곳들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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