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정주용 경영투자칼럼니스트

지난 10월 27일 알리바바는 분기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 성장률 전년대비 36%, 연간구매자수 3.8억명, 잉여현금흐름 2.3조원.

지난 2014년 상장 당시 의문시됐던 모바일로 전환도 완전히 달성했다. 모바일 매출비중이 60%돌파한 것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완연히 꺾인 상황에서 매우 고무적인 실적이다. 경제 전체적인 성장률 하강 속에서 전혀 타격을 입지 않은 모습은 인터넷산업이 중국의 새로운 경제를 든든히 받친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금번 발표는 월가 투자은행의 추정보다 훨씬 훌륭한 결과로 주가도 지난 한달동안 무섭게 올랐다. 지난달말 역사적 저점인 50달러 중반에서 바닥을 찍고 올라서 어제 종가는 82.3달러였다. 한달만에 50%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실적에 대한 소식 때문이던 과도한 우려감이 해소되었든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에 있다.

여전히 상장직후 미친기대감이 반영되었던 120달러 수준은 멀어보이지만 시가총액 2000억 달러(220조 원)의 상징적 지위는 다시 복귀했다.

알리바바가 on-track으로 복귀한 것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해볼 수 있다.

인터넷플러스 정책의 큰 시각에서 바라볼 때 이건 알리바바와 마윈 회장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의 경제 시스템의 변화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다.

중국 인터넷 사용자의 패턴이 PC에서 모바일로 급속히 진행중이란 사실과 모바일인터넷 확산이 실제 손에 잡히는 부가가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시진핑 정권이 주창하는 ‘인터넷플러스’ 정책이 유효하게 작동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제 알리바바 뿐 아니라 텐센트, 바이두, 르티비, 넷이즈, 화웨이, 샤오미의 성장과 실적을 하나의 틀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이들 기업을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차이나 2.0 주식회사란 거대한 틀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중국정부란 지주회사 밑에서 각자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면 맞다. 비록 주주는 일본, 미국, 남아공 다양하지만 결국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없이는 생존 불가한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분 고분 정권에 순응하는 기업들이기도 하다.

모바일시대를 리딩하려는 차이나 2.0 주식회사는 1.0의 문을 닫고 간판을 바꿔달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새로운 엔진에 스파크를 일으키며 전진하고 있다.

새로운 엔진의 추력과 가속력이 1.0시대의 무거운 짐들을 모두 안고 나아가기 충분하다면 1.0의 잔재인 국영기업의 비효율, 막대한 부채도 극복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알리바바의 기대 이상의 실적은 한 기업의 주가 상승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시그널로 느껴진다.

필자 소개
정주용
대기업 재무팀 (‘12.11~현재)
SV Investment / Global Biz. Div. / Principal (~’12.10)
IBK투자증권 Head of China Desk (~’11.11)
Xinhua Capital, Senior Manager (~’10.10)
신영증권 투자금융부 중국팀
“人能弘道,非道弘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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