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네이티브 광고가 화두입니다. 이 키워드가 본격 수면 위로 떠오른 게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작년부터인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각종 보고서와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미디어, 광고대행사 등 너나할 것 없이 관련 주제로 포럼을 만들고 열심히 모객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관련 포럼에 참석했을 때 업계 사람들이 물밀듯 밀려들던 모습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네이티브 광고는 왜 뜨는 걸까요.
비아이에이켈시(BIA/Kelsey)의 보고서는 배너광고 대비 54%의 비중을 차지했던 네이티브 광고 비중이 2017년에는 7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뉴욕타임스 같은 미디어에서 “네이티브 광고를 도입한 이후 디지털 분야의 광고 수익이 3.4% 증가했다”고 말하기도 하죠. 해외에서 성공 사례가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네이티브 광고의 정의부터 잡고 가겠습니다.
네이티브 광고(Native Ad): 해당 웹사이트에 맞게 고유한 방식으로 기획 및 제작된 광고를 말한다. 기존 광고와는 달리 웹사이트 이용자가 경험하는 콘텐츠 일부로 작동하여 기존 광고보다 사용자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끄는 형식을 사용한다. – 위키피디아
추상적인 정의이지만 ‘웹사이트 이용자가 경험하는 콘텐츠의 일부로 작동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광고와 차이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온라인 광고의 형태는 ‘배너’입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네이버 메인 화면을 볼까요.
화면에서 바로 눈높이, 그리고 오른쪽 배치된 것 모두 광고입니다. 네이버의 올해 3분기 광고 매출은 5782억 원, 카카오는 1477억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전체 매출의 70%가 광고에서 나오고, 그 중에서도 디스플레이(DA)와 검색어 광고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탯카운터의 자료에 따르면 5년 전만 하더라도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갖고 있던 PC가 50%대까지 내려오게 되고 그 자리를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환경이 변화했다는 의미이지요. 작은 화면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배너 광고는 ‘스팸(Spam)’이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들은 이러한 변화에 주목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광고를 만들기에 이릅니다. 이른 바 타임라인에서 보이는 ‘스폰서드(Sponsored) 광고’입니다.
이에 따라 네이티브 광고를 만드는 곳, 광고가 담겨지는 슬롯과 광고주를 중계하는 곳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형국입니다.
특징은 두 가지입니다. 홍보성 내용을 담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곳들이 네이티브 광고라는 이름으로 포장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의 정형화된 툴을 그대로 차용한 형식의 플랫폼을 제시하는 업체들도 등장했습니다. 보통 피드(feed), 갤러리, 콘텐츠형 등의 방식입니다.
두 가지 의문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스팸성 광고가 아니라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형식이라면 모두 네이티브 광고라고 할 수 있을까?하는 부분입니다. 정보와 광고를 잘 배합해놓은 형태라는 측면에서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성과 측정 환경이 노출당과금(CPM)과 같은 지표에 머무른다는 점입니다.
모바일의 규격에 맞게 네이티브 광고를 새롭게 적용한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성과 측정의 측면에서도 모바일에 맞는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접속자를 트래킹할 수 있는 툴을 이용해 콘텐츠를 본 사람의 성별, 연령 등의 정보를 파악해야 하고, 비용을 지불한 광고주에게 게임이면 ‘다운로드’, 이커머스면 ‘구매’와 같은 성과를 정량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겠죠.
그렇지 않다면 일정 비용을 받고 콘텐츠를 게재한 입장에서는 유리하나,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비합리적인 구조가 될 우려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를 ‘애드버토리얼(Advertorial)’의 영역에 포함시키는데, 국내에서는 네이티브 광고로 재탄생한 측면도 있기에 이러한 논쟁점이 생긴다는 생각도 듭니다.(물론, 과거의 애드버토리얼과 구분짓고 싶은 측면에서 이 단어를 차용한 점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두 번째는 해외의 정형화된 형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피드형 네이티브 광고 모델을 볼까요. 국내에서는 카카오스토리 말고는 찾기 어렵습니다. 콘텐츠형 네이티브 광고의 경우 뉴스 페이지 외의 영역에서 활용하기 어렵죠.
네이티브 광고 플랫폼 역시 해외의 것을 무조건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의 상황과 입장에 맞게 맞춤형으로 최적화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네이티브 광고라는 개념이 해외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들의 방식이 시장을 선도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해외에선 이게 잘나갑니다’라는 이유로 차용하는 것에 머무른다면,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광고 환경을 만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고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게 됐습니다. ‘가장 빠르게 모바일화가 된 나라’,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량이 4위인 나라’ 등. 이제는 배너 중심의 광고에서 네이티브 광고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점에 우리나라만의 생태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모바일 생태계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한 네이티브 광고가 글로벌 모바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으로 발현될 수 있지 않을까요.
철저한 성과 측정, 그리고 규격에 맞는 네이티브 광고 솔루션 설치.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형태의 광고 플랫폼이 등장해야만 우리나라에서도 제대로된 네이티브 광고 환경이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