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에어비앤비, 우주의 공통점은 무언가를 ‘공유’하는 스타트업이라는 점이다. 자동차, 여행숙소, 집 등 과거에는 ‘소유’를 의미하던 것이 이제는 빌려 사용하는 개념으로 바뀐 시대가 왔다.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모바일 스타트업 콘퍼런스 맥스 서밋에서 신승호 쏘카 이사, 이준규 에어비앤비 한국 지사장, 김정현 우주 대표의 ‘공유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가치’ 세션에서는 변화하는 패러다임을 엿볼 수 있었다.
세 사람이 처음 사업을 시작하거나 사업에 합류했을 시절 공유경제란 생소한 개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무언가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구글에서 8년 동안 일했던 이준규 지사장은 2년 전 에어비앤비에 합류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은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데, 에어비앤비가 이러한 트렌드에 기여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승호 이사는 쏘카를 통해 자원을 좀 더 합리적이고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세계적으로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 80% 이상의 시간을 홀로 타며 90%이상의 시간을 주차하는 데 사용하는 자동차를 왜 사야하는지 의문을 가졌다는 게 신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쏘카는 사회 경제적인 비효율을 가져오는 주차와 도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정현 대표는 도시의 주거공간 임대료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경제력이 충분치 않은 젊은 사람들의 열악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하는 지점에서 ‘우주’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쏘카, 에어비앤비, 우주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타깃 고객이 20~30대라는 점이다.
에어비앤비의 타깃 고객은 25세에서 39세다. 이 세대는 물질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는 게 이 지사장의 설명이다. 다만, 공간을 대여해주는 고객층은 은퇴자들부터 경력단절 여성들 등 다양한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우주는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대학생, 사회 초년생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거주 공간을 사기에는 여유가 없는 세대이기에 우주를 통해 주거 공간을 마련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쏘카의 주요 고객은 20~30대이며, 주로 남성 고객이 많다. 그 이유로 신승호 이사는 쏘카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팩스를 통한 회원 가입, 운전경력 1년 이상 등 등록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몇가지 편견
세 업체가 겪은 몇가지 어려움은 앞으로 공유경제 영역, 혹은 O2O(Online to Offline)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교훈이 될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집을 공유하는 게 생소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가 진출할 때도 많은 의문을 던졌죠. 하지만 틀린 생각이었습니다. 현재 에어비앤비에 올라온 집만 1만 개가 넘고, 호스트 숫자는 6000명에 달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옛날 우리 조상들은 나그네를 위해 사랑방을 비워뒀던 전통이 있었습니다. 낯선 사람임에도 있는 것 없는 것 다 내주고 정을 공유해왔죠. 편견이었던 셈입니다.” – 이준규 에어비앤비 한국지사장
“부동산이나 건축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도 많았죠. 초기에는 관광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한옥 같은 건축물을 사들였는데, 가격은 비싼 반면 공간은 작고, 냉난방 문제도 심각하더군요. 관광에는 좋으나 생활에는 최악이었죠.” – 김정현 우주 대표
“처음에는 대중교통이 편리하지 않은 미국에서 성공한 카셰어링 업체 ‘집카(Zipcar)’와 마찬가지로 교통이 비교적 불편한 제주도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서울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는 2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죠. 그런데 잘되더군요.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아 차를 갖고 있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욕구, 혹은 즐거움이 쏘카를 통해서 번져나가고 있다는 점은 미국과는 다른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 신승호 쏘카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