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e conference가 홍콩에서 진행된 만큼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홍콩 스타트업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홍콩 스타트업 CEO들이 대부분 유럽, 미국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이었습니다. 오히려 홍콩 출신의 CEO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직원들 또한 다양한 국가 출신이었고, 모두가 영어를 능통하게 한다는 것이 매우 부러웠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시장과 비교해보았을 때, 홍콩에서 창업을 시작하는 외국인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유로 외국인 창업자들이 홍콩을 주목하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작지만 잘 갖춰진 인터넷 이용환경
홍콩은 중국 중국 광둥성(廣東省) 남동부에 위치해 있는 나라로 면적은 1,104㎢로 서울면적에 1.8배이며 인구는 약 7백만 규모입니다. We are social에서 발표한 ‘Digital, Social & Mobile in APAC in 2015’ 자료에 따르면 홍콩 인터넷 사용자 수는 약 5백만으로 전체 인구 중 79%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홍콩 인터넷 트레픽 중 64%가 PC를 통해 발생하고 있으며, 29%는 모바일을 통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홍콩 인터넷 트레픽 중 모바일에서 발생하는 트레픽 비중이 한국보다 조금 높은 편입니다. (한국 디바이스 별 인터넷 트레픽 비중: PC 73%, 모바일 26%)
홍콩 모바일 사용현황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모바일 가입자는 1,200만으로 전체 홍콩인구의 175%가 모바일을 소유하고 있으며 (한국 모바일 가입자: 5600만, 전체 인구의 109%), 일 평균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은 2시간 18분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일 평균 모바일 인터넷 사용시간: 1시간 47분) 위 데이터를 보았을 때 홍콩의 인구와 모바일 사용자는 한국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모바일 보급량이나 모바일 인터넷 사용환경은 잘 갖춰진 상황입니다.
홍콩을 방문했을 때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에그를 대여했습니다. 지난 3월 스페인 출장 때 에그를 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따라 무선 인터넷 사용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홍콩 출장에서는 무리 없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서 국가별 무선 인터넷 사용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특히 홍콩 출장 중 택시 기사님들이 차량안에 최소 1대에서 5대까지 스마트폰을 구비하여 사용하는 것을 보고 홍콩 모바일 사용환경이 매우 잘 갖춰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함이 공존하는 홍콩!
홍콩에 잘 갖춰진 인터넷 사용환경은 외국인 창업자에게 서비스를 출시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조건 중 하나입니다. 그 외에도 홍콩시장이 갖는 이점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W hub’의 창업자 ‘Karena’와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 ‘Karena’ 간략하게 소개 부탁합니다.
– W hub은 스타트업들을 위한 커뮤니티로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 구인구직, 쇼케이스 등 홍콩 스타트업 생태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홍콩 400개 이상의 스타트업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W hub’은 한국의 ‘데모데이’와 유사한 서비스입니다.)
– 홍콩에 오기 전에는 독일, 프랑스, 일본 등에서 금융과 비즈니스 기획 업무를 맡았고, 4년전 홍콩에 들어와서 공동창업자인Karen을 만났고 W hub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홍콩에서 많은 스타트업과 일하고 있는데, 현재 홍콩 스타트업 시장은 어떤 상황입니까?
– 4년 전만 해도 홍콩 시장은 매우 작고 시스템도 불안전했는데, 현재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Investment HK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콩에 약 1067개의 스타트업이 있고 40~50개의 협업 공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엑셀레이터 프로그램도 생겨나고 있어 스타트업을 위한 시스템이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홍콩 창업자들을 위한 협업 공간]
* Rise Conference에서 홍콩 스타트업들을 둘러보니 홍콩 출신보다 다른 나라 출신의 CEO들이 많은 것 같은데, 외국인들이 홍콩에서 창업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홍콩에서는 다양한 외국인 창업자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Investment HK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콩 스타트업 중 홍콩인 비중과 외국인의 비중이 반반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 홍콩에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창업자가 있듯이 홍콩은 다양한 동서양의 문화가 혼합되어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국가 고유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홍콩은 유저의 성향이 다양하기 때문에 글로벌을 지향하는 회사라면 동서양 유저의 성향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 홍콩은 글로벌 금융 허브인 나라입니다. 많은 외국계 투자 은행이 홍콩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많은 외국인이 투자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홍콩은 큰 규모의 자금이 유통되는 금융시장의 허브로써 다른 나라에 비해 펀딩이나 투자를 받기가 수월한 것 같습니다. 또한 홍콩은 중국과 지리적 가까운 이점 때문에 중국 투자자가 홍콩에 자주 왕래합니다. 중국의 대규모 자금을 투자 받기 위해 홍콩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 행사 중 만난 몇몇 CEO는 중국 시장에 근접한 이점 때문에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홍콩은 중국의 심천과 매우 근접한 거리에 있습니다. 하드웨어 기술력이 필요한 스타트업이라면 중국 심천의 자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미디어나 소셜환경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고립적이고 특별하기 때문에 중국 시장을 타겟팅하는 스타트업이라면 홍콩을 통해 중국에 진출하기 보다 바로 중국으로 진출하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인 것 같습니다.
* 홍콩 정부도 스타트업을 위해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까?
– 올해부터 홍콩 정부가 스타트업을 위해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홍콩 정부는 스타트업을 위한 예산을 따로 편성했고, 스타트업 비자를 발행하면서 해외 거주자가 홍콩에서 마음 편히 창업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시키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대규모 자금이 움직이는 홍콩은 해외 창업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홍콩의 가능성을 증명하듯 홍콩에서 글로벌로 진출하는 스타트업들도 하나 둘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홍콩에서 배달 서비스로 주목을 받은 ‘Gogovan’은 서울에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서비스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의 성장으로 국가간 진입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나의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홍콩 스타트업들의 자세는 우리도 배워나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