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부터 3월 4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인들의 축제 MWC 2015에 다녀왔습니다. 전세계 모바일인들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행사기간 동안 현장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습니다. 특히 올해 진행된 MWC의 전시면적은 115,000제곱미터로 전세계 1,900여 개 업체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었습니다. 2014년 심군이 참여했던 국내 최대 게임행사 G-STAR(전시면적: 59,095제곱미터)의 약 2배 큰 규모로 행사기간 동안 약 9만 명의 인파가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꿈에만 그리던 바르셀로나 MWC에 참석하게 되어 한껏 마음이 들뜬 심군은 행사 첫날부터 Hall 1에서부터 Hall 8.1까지 구석구석 살펴보았습니다. VIP 티켓이 아니라서 몇몇 군데는 차마 방문하지 못했지만, 다리에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행사장을 돌아다녔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직접 MWC에 참여해 모바일을 공통분모로 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이야기를 나누면서 전세계 모바일 시장의 거대함과 다양함이 쓰나미처럼 마음을 강타했습니다.
아쉽게도 MWC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서 모비데이즈 심군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MWC 참가후기를 준비했습니다. 오늘부터 진행되는 3편의 MWC 참가후기를 통해서 현장의 뜨거웠던 열기와 MWC 참가 노하우 등을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오늘은 MWC 2015 참관후기 1편으로 MWC에 참여한 다양한 국가관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MWC를 통해 삼성, LG, SONY, MicroSoft, HTC, 화웨이, ZTE 등 유명 기업부스에서 신형 모바일 기기를 살펴볼 수도 있지만, 각 나라의 국가관(Country Pavilion)을 통해 전세계 모바일 시장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북미, 남미, 유럽,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온 45개의 국가관이 운영되었고 총 1,076개의 업체가 국가관을 통해 MWC에 참여했습니다.
MWC가 유럽에 위치한 스페인(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된 만큼 프랑스, 독일, 스위스, 노르웨이 등 유럽지역의 국가관들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중동지역의 경우 참여한 국가관 수는 적었지만 유럽 다음으로 다수 업체가 국가관에 참여하면서 중동의 모바일 시장이 글로벌화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중동 다음으로는 북미와 아시아가 그 뒤를 이었고, 아프리카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국가관이 운영되면서 모바일 시장의 활성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투자유치 위해 전력투구
MWC는 전세계의 모바일 서비스와 기술, 해외 바이어, 투자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중요한 행사인 만큼 하루에도 상당수의 수출입과 투자 관련 미팅이 진행됩니다. 특히 이스라엘, 핀란드, 터키의 국가관에서는 사물인터넷, 통신장비 등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업체가 위주로 참여하면서 해외수출과 투자유치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스라엘 국가관을 둘러보다가 주한이스라엘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무담당관님을 만나 잠시 동안 이스라엘이 MWC에 국가관을 운영하는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이스라엘의 스타트업들이 해외 큰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거나 합병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이스라엘 기업의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국가인 만큼 국가에서 다양한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MWC는 그 일환 중 하나로 행사 기간 동안 해외 바이어들과 상시 미팅을 연결해주기 때문에 이스라엘 기업들은 MWC 참여를 선호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스라엘 부스를 방문했을 때에도 부스보다 안쪽에 위치한 미팅룸이 훨씬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우리 나라로 오세요~
기술 수출과 투자 유치에 목적이 있는 국가관이 있는 반면, 영국이나 독일은 해외 기업들을 자국으로 유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가관을 운영했습니다. 특히 영국의 국가관에서는 MWC 기간 동안 영국시장이나 투자 동향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세미나가 진행되었고 영국에 기업을 세울 때 장점들을 나열한 소책자를 나눠주는 등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우수한 기업과 기술력을 영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USA 대표, 3개의 국가관
다른 나라의 경우 나라별로 국가관을 운영했지만 미국의 경우 주 단위로 Washington State, Idaho, Illinois 등 총3개의 국가관을 운영했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3개의 국가관은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Idaho는 통신장비, 보안, 분석 등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국가관을 구성했고 Illinois와 Washington State는 모바일 서비스, 컨텐츠 제작, 모바일 마케팅 관련 기업들을 주축으로 국가관을 운영했습니다. Washington State 국가관에서 2년 연속 MWC에 참여한 한 회사의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국가관을 운영하는 기관에 서류를 접수하고 돈을 지불하기만 하면 MWC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국가관의 부스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부스 운영비의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매년 국가관을 통해 MWC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각양 각색 국가관
국가관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 부스인 만큼 많은 각양 각색의 매력으로 관람객과 해외 바이어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MWC 개최국인 스페인은 열정의 나라답게 빨간색으로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연결통로를 따라 국가관을 설치했습니다. 카탈루냐의 국가관은 스페인 반대편 연결통로 부분과 8.1Hall 두 곳에 대규모 국가관을 운영하는 등 개최국의 이점을 십분 활용했습니다.
스코틀랜드, 브라질, 콜롬비아는 회사를 소개하는 딱딱한 분위기 보다는 편안한 분위기로 국가관을 운영했습니다.특히 콜롬비아는 자국의 특산품인 커피를 즉석에서 내려주는 등 색다른 행사를 진행해 콜롬비아관에는 항상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한국 모바일 전성시대
MWC 참여한 여러 나라 가운데 한국의 국가관은 KITA, KOTRA, NIPA, MTCC(Mobile Technology Convergence Center), Korea Mobile Game(KOCCA) 등 총 5개로 여러 나라 중 가장 많은 국가관을 운영했습니다.
5개의 한국 국가관은 3개의 Hall로 나눠져 운영되었고, 각 기관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기업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NIPA는 교육앱, 미러링 서비스, 비콘, 디바이스간 자료공유 서비스 등 모바일 컨텐츠와 관련된 기업을 위주로 국가관을 운영하였고 Korea Mobile Games 관에서는 Next future lab, Dbros, UbiNuri 등 총 3곳의 국내 모바일 게임사를 소개해주었습니다. KOTRA에서는 와이파이 송신장비, 모바일 강화필름, 네트워크 솔루션, 스마트 카드 등 기술력이 뛰어난 디바이스 위주의 회사들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고, KITA, MTCC에서는 모바일 액세서리, 모바일 협업 솔루션, 스마트홈 등 다른 국가관에서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모바일 서비스가 소개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벌써부터 내년 MWC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국내 주요 기관의 MWC 국가관 참여방법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KOTRA와 NIPA는 매년 행사가 시작하기 전년도 9월~12월 사이에 MWC참가신청 서류접수를 진행하고 면접심사를 통해 MWC 참가업체를 선정합니다. KITA, KOCCA, MTCC는 산하기관이나 협력기관을 통해 우수 기업을 추천 받고 그 중에서 MWC에 참여할 기업을 선정합니다. 기관별로 참여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각 기관의 특성을 파악하고 접수기간에 맞춰 서류접수를 진행해야 하겠습니다.
다수의 한국 국가관이 운영되어 여러 Hall에서 한국업체를 만날 수 있어 기분은 좋았지만, MWC 참관객 입장으로 봤을 때 한 나라의 국가관이 여러 Hall에 분포되어 있어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여러 국가관을 살펴본 결과 규모가 큰 국가관일수록 여러 업체가 모여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주목도가 높고 바이어들의 체류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더 효과적으로 부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업종간의 교류를 통해서 새로운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내년 MWC에도 5개의 국가관이 세워진다면, ‘Korea’라는 하나의 국가관으로 운영되어 모바일 강국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국가관을 통해 바라본 모바일 서비스
여러 국가관을 방문하면서 ‘사람들 사는 모습은 똑같구나’라고 많이 생각했습니다. 음악 추천 앱, 병원 찾기 앱, 맛집 앱 등 비슷한 형태의 모바일 서비스를 여러 국가관에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국가간 비슷한 모바일 서비스도 많이 있었지만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국가관을 통해 살펴본 다양한 서비스들 중에 기억에 남는 2가지 서비스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로 오스트리아 국가관에서 만난 ‘Anyline’이라는 회사입니다. ‘Anyline’은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을 이용해서 텍스트를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기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Anyline에서 제공하는 앱을 이용하면 카드번호, 가스 계기판, 이벤트 코드 등을 스마트폰에 바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최근 레드불에서는 Anyline의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병뚜껑 코드번호를 스캔하면 레드불 이벤트 페이지로 넘어가는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둘째는 아르헨티나 국가관에서는 만난 ‘MR-BUBO’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위치기반 기술을 이용하여 공공시설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MR-BUBO에서 제공하는 앱을 사용해 길거리에 갈라진 길이나, 고장난 공공시설물, 개선이 필요한 시설 등을 사진으로 찍어 실시간으로 정부기관에 개선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시민들이 제보하는 내용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시설물을 빠른 시일 내에 보수할 수 있습니다.
국가관을 돌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국가관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경비 절감을 우선 순위로 꼽았습니다. 개인 기업으로 MWC에 참여하게 될 경우 부스 인테리어에서 운영까지 정해진 규격 없이 진행할 수 있지만 MWC 부스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큰 액수를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이는 소규모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정부나 협회에서 운영하는 국가관을 통해 MWC 참가하고 있습니다. 정부나 협회에서도 MWC 행사를 통해 실적을 달성해야 함으로 참여업체 선정에 있어 신중을 다하고 있습니다. 즉, 국가관에 참여하는 기업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대표적인 서비스일 것입니다. 내년 MWC에서는 신형 스마트폰 감상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관을 방문하셔서 전세계에 모바일 시장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와 비즈니스의 기회를 발견하시길 바라겠습니다.